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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처럼 선교사( O국 , 후원:빌레몬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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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산재건교회 댓글 0건 조회 1,230회 작성일 21-04-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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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벗님께 올립니다.


이젠 4월도 중순입니다. 어느 날 뒤돌아보니 뭉퉁그려진 시간 더미가 보름, 또는 한달 이라는 팻말을 꽂고 저 만치 뒤에 서 있어요. 익숙해 지지 않을 것 같은 팬데믹 안에서도 여전히 시간은 성실하고 줄기차게 자기 할일을 꾸준히 하면서 지나갑니다. 밖에 나가는 것도, 제한적으로 만나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내 것으로 익혀가며 시간이 주는 순응이라는 법칙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벗님은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저희는 10여년만에 새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고, 꽃이 피고, 벌과 나비가 그 사이를 날아다니고, 새들이 각종 방언으로 지저귀는 시절이 있다는 것을 경이로움으로 매일 고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보드랍고 포근하며 황홀한 색을 나타낼 수 있는지…. 들판에, 나무 끝에 피어있는 꽃들이 너무도 신기하고 예쁩니다. 아름다움에는 시기가 따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이 4월에도 함박눈이 내리고 어제까지만 해도 진눈깨비가 솟아오르는 초록을 덮었습니다. 저희는 다시 히터를 돌리고, 내복을 꺼냈습니다. 


그러나 꽃들은 꿋꿋이 자태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히려 보란듯이 들판에 나무에 더욱 지천으로 피어 납니다. 겨울이 지나야 오는 계절이 봄이라는 거, 겨울의 차겁고 냉랭하고 움추러들게 하는 어둠과 같은 시절을 지낸 나무와 식물에 봄이라는 이름의 꽃화관이 주어진다는 거를 봅니다. 어두움과 고난은 시간을 따라 외부적이면서 동시에 내적인 온도와 기후라는 인내를 거치면 내면이 단단해지고 지혜가 새겨지는 꽃으로 피어나기도 한다는 것을 이 봄에 생각합니다.  더불어 무덤이 있었기에 부활이 있으셨던 주님을 더욱 묵상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독서 


저희는 요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밤새워 읽었던 고전들에 요즘  빠졌습니다. 수업시간에 몰래 읽다가 선생님께 들켜서 몇 번 주의를 받다 못해 교실밖으로 책과 함께 쫓겨나가게 했던 스토리들이 40년이 지난 이 때에도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하고 밤잠을 줄이게 합니다.

이 귀한 여정은 저희가 안식년이기 때문에 누리는 호사인 것 같습니다. 사역지에 있을 때는 신앙, 영성과 관련되었거나, 제자훈련, 자녀양육, 관계, 현지관련 정보 등의 책을 주로 읽었습니다.  

현장을 떠나 시간의 여유는 없지만, 쪼개어 집중하며 읽는 고전은 몰입이라는 새로운 선물을 줍니다. 인간 내면안에 하나님의 형상 으로 빚어진 아름답고 고귀한 것들이 이렇게 다양한 단어로 표현되어 질 수 있다는 것, 동시에 내 안에 있는 더럽고 추악한 죄성들이 낱낱히 개념화되어 수 많은 인물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고전안에서 배웁니다. 사역지에서 겪었던 사람들과의 관계와 우리의 한계와 실수, 실패들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점검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같은 책을 읽고 부부가 눈을 마주보며 토론하고 내면화 하는 과정도 서로에게 귀하고 따뜻합니다.  


안식년이라하여 사역지에서보다 더 좋은 것들로 누리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과 하나님과 가족을 집중하여 돌아보는 이 시간 자체가 복이고 감사입니다. 저희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파송교회와 단체, 후원교회와 후원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진심을 담아 전합니다.


그래도 마음은 그곳에


저희는 계속하여 5만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 짧은 기간에 5만의 이웃들에게는 자녀들이 태어나고, 결혼하고 박사과정으로 진학하고, 퇴직하는…. 여러 일들이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로 소식들을 전하고, 안부를 묻습니다. 특히 모슬림 명절에는 같이 있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사진을 공유하며 다음을 약속하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5만은 라마단 입니다. 저희가 경험한 라마단은 5만 사람들에겐 축제입니다. 낮동안 금식한 것을 밤에 갖가지 음식과 만남과 나눔으로 보상하며 서로 축복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라마단은 마음속에 있는 빚을 갚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서로 찾아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구하는 자에게 넉넉히 손을 들어 용서의 관용을 베푸는 시간이지요. 이 때에 이들은 어떤 죄에서도 멀어지려고 합니다. 가능한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며 가진 것을 나누려고도 합니다. 


이 모슬렘의 전통을 우리는 대적하기보다 품어야 겠습니다. 특히 근본적인 죄악을 피로 대신 갚으며 용서가 무엇인지 몸소 행하셨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을 깊이 나누어야 겠습니다. 이 축제의 한 달을 그들과 같이 하지 못하는 것이 저희에게는 아픔만큼 안타까움입니다. 이들과 찻잔과 찻주전자를 가지고 다니며 서로를 격려하고, 웃으며 문화와 전통을 나누는 밤마다의 시간들... 음식들…. 무장해제된 용납들…. 의리들…. 특히 라마단 끝에 같이 각 가정의 제물로 양을 잡아 각을 뜨고 아낙네들은 땅 속깊이 재운 고기를 하루종일 훈제시키며 나누는 땀의 정…. 그러나 올해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9시가 통행금지랍니다…. 다음에 저희도 참여할 수 있다는 기대로 급류처럼 5만으로 흐르는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저희는 중앙아시아의 키르지즈스탄에 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요. 그 때 당시 대학생이었던 자매들을 제자훈련 시키고, 사역훈련시켰던 것을 아실 것입니다. 그 시절에 같이 마음 졸이며 이름 부르며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셨던 덕분에 주님이 열매를 거두셨던 것도 기억하시지요? 


주님께서 보내는 사람과 현장에 있는 사람의 협업을 통해 열매를 맺으시고 기뻐하셨을 뿐만 아니라, 함께 참여한 모두에게 동일한 은혜와 복으로 하늘의 생명책에 기록하셨을 것을 저희는 믿습니다. 그 때 그 자매들(강 나타샤, 똘곤아이, 정 스비에따, 굴미라, 굴나스, 비네라)을 지금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번씩 화상으로 만나 말씀을 중심으로 서로의 삶을 반추하고, 서로를 뜨겁게 중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0여년이 지난 이들의 신앙여정에도 저희 부부 못지않게 굴곡, 기쁨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합니다. 저희에게도 여전히 말씀과 기도, 교제로 지속적인 도전과 격려가 필요하듯 이들에게도 변화되는 세상에서 오직 주님안에서 소망을 갖고 붙잡고 나아갈 재 교육과 이끔이 필요한 것을 봅니다. 이제는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능력이 퇴색되어버린 것을 버리고 첫사랑을 회복하며, 부름심을 다시 점검하고, 주님 안에서 더 견고해 질 뿐 아니라 다음세대를 위해 헌신해야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게되었습니다. 


강처럼은 이 자매들의 남편들과 온라인을 통해 서로 도전하며 격려하고 세워주고, 이평화는 드러나는 이슈를 복음적으로 정리하여 같이 나누며 코칭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저희 부부를 설레게합니다. 예전에는 리더로서 그들을 이끄는 위치에서의 나눔이었다면, 이제는 동등한 위치에서 다른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는 기꺼운 도전자로, 격려자로, 동역자로, 친구로 발 맞추어 나가는 동지가 되었습니다. 너무도 가슴벅찬 관계이며 동역자입니다. 이들이 언제부터인가 오만을 생각하며 저희 가정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이들에게 주신 이 마음의 씨앗이 오만에서 어떻게 열매를 맺을지도 궁금합니다.


 


간구제목

1.      말씀이 꿀송이처럼 달고, 중보기도의 응답이 나누어지는 성령충만한 가정예배가 이어지도록. 중보기도를 꾸준히 하는 가정이 되도록. 

2.      독서와 산책을 통해 강처럼 이평화의 정서적 신체적 건강이 회복되고 강건해지도록. 이평화의 삼차신경통, 원인모를 관절염 치유를 위해. 

3.      큰기쁨, 흐르내가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마지막 학기를 마무리 하도록. 

4.      5만의 AZ, AM, ANW, SL, SMH, NSR 에게 주님의 특별한 간섭과 만남이 있도록. 

5.      KG형제들, 자매들과의 온라인 모임가운데 기름부음이 있도록, 성령님께서 온전히 각자의 삶가운데 주권적으로 임하시고 일하시도록. 


 


꽃은 피지만, 여전히 싸늘한 봄바람 휘날리는 계절,


20010414.


안식년중의

강처럼, 이평화, 큰기쁨, 흐르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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